요즘 하는 일과 관련해서,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데이터를 입수해서 계산을 해 보았습니다. 뭐 사실 별로 의미는 없는 계산이지만, 한 번 해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일단 광명시의 면적은 38.5평방킬로미터. 2008년 4월 1일 현재의 인구는 312,362명. 인구밀도는 평방킬로미터당 8,113명입니다. 예전에 했던 모 설정대로 사태발생 후 1주일만에 인구 대비 75%가 좀비화, 10%가 좀비화하지 못하고 깨끗이 잡아먹히거나 활동불가능한 상태까지 시신이 손괴돼서 실질적으로 사망, 15%가 어떻게든 생존해 있다고 했을 때, 광명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좀비의 총 숫자는 234,271.5니까 반올림해서 234,272구입니다. 좀비밀도(...)는 6,084.9니까 반올림해서 6,085구. 가로세로 1km 범위 안에 대략 좀비가 6천 마리쯤 돌아다니는 셈입니다. 인간은 같은 범위 안에 자그마치 1,216명이나 있고요. 5:1 정도의 비율이니, 비무장인 인간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용을 쓰면 좀비를 피해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국지적으로는 수적 우세를 잡고 오히려 좀비를 때려잡고 다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1평방킬로미터당 좀비가 6천 구 정도 있다면, 이는 좀비가 우우 몰려다닌다고 할 만큼 빽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 아무리 그 면적 중 실제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이 전체의 1/4도 안 된다 하더라도 - , 조지 로메로 스토리 정도 기준의 좀비 난립 상태라면 좀비 사이로 요리조리 뛰어다니면서 좀비 사이를 헤치고 달아날 수도 있을 만한 수준은 되거든요.
... 그러나, 우리 시는 사실은 현실적으로 그게 안 되는 도시입니다. 저 위의 수치는, 광명시의 실제 용도별 면적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값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_-
먼저 광명시의 용도별 토지면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거지역 : 7.1평방킬로미터(18.5%)
상업지역 : 0.8평방킬로미터(2%)
공업지역 : 0.1평방킬로미터(0.3%)
녹지지역 : 30.5평방킬로미터(79.2%) 이중 개발제한구역 26.5평방킬로미터(68.9%)
... 좀비의 행동패턴이 조지 로메로식처럼 자기 생전의 생활패턴에 따르거나, 아니면 그냥 현재 위치 주변을 배회하기만 하는 일반적인 양상대로라면, 좀비의 활동영역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합쳐서 8.0평방킬로미터 범위 안으로 제한되게 됩니다. 도시 총면적의 20.8%에 불과한 거죠. -_- 그 범위 안에,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좀비가 집중되는 셈입니다. 단순히 그렇게만 계산하면, 좀비는 1평방킬로미터 당 29,284구가 돌아다니게 됩니다. 처음 계산한 것의 거의 5배 가까이 되는 숫자죠. -_-;;;
1평방킬로미터당 29,284구. 말이 쉬워서 2만 9천이지... 이 정도 숫자라면, 제 동네에서는 거의 전 거리에 "지난 광우병 문제로 인한 촛불시위 때 시위하던 사람들이 거리에 밀집한 레벨"로 좀비가 길을 뒤덮고 있을 상황입니다. 큰길만이 아니라 샛길까지 바글바글. orz;;;; 게다가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 제가 살고 있는 동네와 인접한 다른 세 동네의 면적과 인구를 합산해서 상황을 계산해 보면 그 상황은 더더욱 절망적이 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철산1동은 광명1동, 철산2동과 인접합니다. 이 3개 동의 인구를 합계하면 2008년 4월 1일 기준 103,989명. 면적은 1.83평방킬로미터. 인구밀도는 56,824명 되겠습니다. orz 좀비 숫자는 77,991구. 좀비밀도는 42,618구네요. 이 영역 안에 살아남아 있을 사람 숫자는 15,598명. 사람만 해도 1개 사단 병력에 달하는데 좀비 숫자는 그 5배(...). 생존자만 거리에 나와도 거리가 거의 광우병 시위현장을 방불케 할 터인데, 좀비는 더 많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좀비만 나와도 이미 좀비끼리 서로 밟고 다녀서 상당수 좀비가 으스러진 곤죽이 될 만한 상태입니다. (쿨럭)
하여튼 이 정도면, 사람이 움직일 여지가 없을 뿐더러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해도 저항을 할 공간적 여유조차 없습니다. 숫자로는 1:5 정도인데도, 움직일 공간이 없는 관계로 좀비에게 제대로 저항도 못 하고 각개격파돼서 순식간에 전멸할 상황입니다. 좀비에게 희생당한 사람은 바로 좀비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서 희생자의 숫자도 늘어나게 될 테니 더욱 끔찍한 상황입니다. -_-;;;
... 미국 영화에서처럼 좀비 사태가 벌어질 경우 다른 데로 이동할 만한 기회, 한국에서는 사태 발생 초기 - 아직 좀비가 전체 인구의 10%도 안 되는 시점 - 에나 간신히 가능하다는 게 이런 통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나마 이 단계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 비교적 안전한 은신처인 자택을 떠나 거리로 나온다 해도, 이는 비좁은 도로 현황 때문에 좀비에 의한 희생자의 대량양산으로밖에 이어지지 않습니다. -_-; 사실 제가 위에서 제기한 75% 좀비, 10% 사망, 15% 생존 자체가 이런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이고, 위에서 언급한 최종진행단계 자체가 실은 초기에 벌어지는 일입니다만... 이런 과정을 피해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운신할 공간 및 그들을 유지할 식량확보마저 어려운 것이 현실인 거죠.
이른바 현실은 시궁창인 겁니다. orz
- 혁이가 -
P.S : 그에 비해, 광명시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학온동으로, 인구밀도가 전국 평균 인구밀도의 반도 안 되는 206명에 불과합니다. 이 동네는 면적도 전 시 면적의 1/3에 가까우면서, 인구는 2천 6백 명밖에 안 되거든요. 사실상 녹지대인데, 이 지역의 거주자는 사태발생 초기에 좀비화된 사람들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두 무사히 살아남아서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이탈을 시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좀비 사태가 발생할 경우 생존자가 나온다면, 거의 대부분 저런 여건에 놓인 사람들이겠죠. -_- 주로 지방 사람들이 많이 살아남겠고, 특별시/광역시, 그리고 그 도시들의 주요 인구과밀 위성도시는 전멸, 그 외 지역은 그럭저럭 살아남을 여지가 많은 정도?
P.S 2 : 생각난 김에 마님이 사는 지역을 계산해 본 결과, 마님이 사는 동네의 인구밀도는 대략 39,389명으로 좀비는 29,542구, 생존자는 5,908명으로 계산됩니다. 우리 동네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낫지만, 바글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orz
P.S 3 : 각자가 사는 동네의 이 문제를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각 동네의 지역주민센터 홈페이지에서 동네의 일반현황을 보고 인구와 면적을 뽑아서 직접 계산해보시면 됩니다만... 관심있으신 분은 없으실듯. 저는 광명시청에서 엑셀 파일로 제공하는 시 인구현황을 보고 광명시 전체의 상황을 계산. 여기에 인접지역인 구로구 상황까지 구로구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대강 계산해 두었습니다. (...)
# by 윤민혁 | 2008/05/16 0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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